하나님의교회[신동아 종교탐방] 하늘이 일러준 사랑 어머니 마음으로 베풉니다



9월 19일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하나님의 교회 무료 급식 캠프 해단식’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줄 왼쪽에서 여덟번째)과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 



하나님의 교회는 세계 각국에서 재해·재난 복구, 지구환경정화 운동, 아동·청소년 지원,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소외된 이웃 돕기, 김장 나누기, 헌혈, 농촌 일손 돕기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필리핀 투발루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 등의 기후난민에게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다. 


자원봉사를 경험한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처럼 열성적으로, 그리고 진정성을 갖고 봉사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빌리 로더럼 영국 맨체스터주(州) 위건시(市) 시장은 하나님의교회 신자들에게 봉사활동을 치하하는 상을 수여하면서 “청년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마음으로 교회 주변 이웃을 돕는 것부터 시작한 자원봉사가 확대된 것은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부터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을 때는 24시간 무료급식소를 55일간 운영하면서 16만5000그릇이 넘는 국밥을 끓여냈다. 어머니의 정과 사랑을 담은 봉사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해준 ‘집밥’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는 세월호 사고 직후 진도 팽목항에서 24시간 무료 급식 캠프를 열고 실종자 가족 등에게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따뜻한 집밥을 제공했다.  



지난 9월 19일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서 하나님의 교회 급식봉사 캠프 해단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4월 16일) 직후부터 현장에서 숙식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자원봉사자 식당을 맡아 운영을 해줬기에 저희들이 그동안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해주신 데 대해 봉사자 여러분께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장관은 하나님의교회 봉사자들과 악수하면서 “봉사하는 마음이 아름다워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음식이 맛이 좋고 봉사하신 분들이 따듯하게 친절하게 해줘 푸근한 마음으로 식사했다고 해요”라고 덧붙였다. 


손영호 진도군 부군수는 “44일 동안 1만5000명분 식사를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전달했다. 식사 준비부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모두가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떠난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이 다시 와 정말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하늘이 일러준 사랑을 베풀었을 뿐”이라고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에 몰려든 봉사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우리를 뭉클하게 했다. 이 교회 신자들은 급식 봉사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어머니가 직접 해준 ‘집밥’ 같은 식사를 제공해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로했다. 


전남 지역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이 팽목항에서 급식 봉사를 시작한 때는 4월 21일이다. 각종 단체들이 몰려와 급식 봉사를 했다. 4월 30일부터는 실종자 가족 임시 숙소가 마련된 진도체육관 앞으로 캠프를 옮겼다. 1차 봉사활동을 마무리한 5월 19일까지 하루 평균 1000인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백은선 목사의 설명이다.


“실종자 가족 분들과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이 밥에서 정성을 느낀 것 같습니다. 목포 광주 화순 해남 무안 영광 나주 등에서 성도들이 조를 짜 한 사람당 1주일에 한두 차례씩 새벽잠을 설쳐가며 44일간 봉사했습니다. 휴일에는 수도권의 성도들도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연인원으로 계산해 700명가량이 활동했어요. 8월 12일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차 식사를 드신 분들이 하나님의 교회 급식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튿날인 8월 13일 무료 급식 캠프를 다시 꾸렸습니다. 그러곤 9월 19일까지 진도체육관을 지켰습니다.” 


‘무료 급식 캠프’라는 말 그대로 하나님의교회 성도들의 인력 봉사는 물론 식재료 구입비와 교통비 등 급식 캠프 운영에 소요된 비용은 모두 하나님의교회에서 부담했다. ‘1만5000인분의 식사’에서 알 수 있듯 실종자 가족, 구조 및 수색대원,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사고 대책 관계자, 내외신 기자, 군인, 경찰 등이 급식을 먹으면서 고단한 몸을 달랬다. 24시간 운영한 터라 밥 때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구조대원, 수송대원들이 이른 새벽이나 한밤중에도 찾아와 허기를 달랬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해준 ‘집밥’ 같은 맛이 발길을 끌었다. 


광주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 김기정(46) 씨의 회고다. 


“새벽 6시 첫 식사를 내야 해서 광주에서 2시에 출발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님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엄마 손맛을 내려고 정성을 다했어요. 유가족 분들께서 너무나 슬퍼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셨습니다. 물 한 모금 넘기기도 버거워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전복죽, 영양죽, 낙지죽을 끓여 하루에 세 번씩 진도체육관 안으로 배달했습니다. 자식을 기다리다 지쳐 기력이 약해지신 분도 많았습니다. 약재를 넣어 달인 십전대보탕을 넣어드렸어요.”


하나님의 교회 캠프가 유독 붐빈 것엔 음식에 따뜻함이 담겼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에 반하고, 신도들의 친절에 감동받은 것이다. 다른 캠프와 달리 김밥, 컵라면, 빵, 우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갓 지은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쌀밥에 새벽부터 준비한 국과 불고기, 오징어무침, 참나물, 멸치풋고추볶음 등 5~6가지 반찬을 제공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많은 분이 식사 문제가 해결된 것에 굉장히 기뻐하고 감사하게 여겼다. 특히 하나님의 교회 급식은 음식이 맛있고 깔끔해 환영했다”면서 “자비를 들여 이런 일을 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가족 중 지인이 있어 참사 초기 안양 합동분향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진도로 옮겨와 실종자 가족을 도운 이재용(57·경기 고양시) 씨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저처럼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어야 즐겁잖아요. 힘도 나고요. 어떤 사회단체는 그냥 대충하거나 이거나 먹으라는 식으로 굉장히 성의 없이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밥이나 반찬을 먹어보면 마음을 느낄 수 있잖아요.”


또 다른 자원봉사자 이광숙(55·전남 진도군) 씨는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고 그것이 참 좋데요. 정말 친절해요.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고요. 진짜 정성을 다해 만들었어요. 서로 보며 인사하고 친해져 이제는 가족 같습니다”라면서 웃었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한 직원은 캠프 해단식 때 “짧은 기간도 아닌데 이렇게 해준 것에 감사하다. 진심으로 봉사하는 분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 여기 계신 분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에 반하고, 친절에 감동 


헬기 수송을 마치고 끼니 때가 지나 찾아온 어느 군인은 “라면만 먹다시피 해 속이 메슥거렸는데 맛있는 밥을 먹어 속이 든든해졌다”며 고마워했다. “모처럼 밥다운 밥을 먹은 것 같다” “고맙다” “잘 먹었다”는 인사는 하나님의 교회 급식봉사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신도 차진선 씨는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하느라 몸은 고되고 힘들었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도왔다”면서 “‘주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마음으로부터 올라오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목포 하나님의 교회 신도 이준철(42) 씨는 퇴근 후 목포에서 진도로 달려갔다. 


“자녀를 잃은 슬픔을 곁에서 지켜본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봉사를 하면서 배운 게 많습니다. 보람도 느꼈고요.”


급식 봉사자들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씩 밥을 먹으려 하나님의교회 캠프를 찾았을 때 울컥했다고 한다. 한 실종자 가족이 “먹어본 것 중 여기 음식이 속이 편하고 잘 맞는 것 같다”며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온 적도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는 “가족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어머니가 아픈 자식을 돌보듯 지극하게 마음을 쏟는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의 모습이 자식을 잃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면서 “집을 떠나 오랫동안 바깥 생활을 한 자원봉사자, 사고 대책 관계자들에게도 큰 힘과 용기가 됐다”고 전했다. 


하나님의교회 봉사자들은 자식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녀 신도가 주축이 됐다.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가게 문을 닫고 봉사 현장에 달려온 이들도 있었다. 새벽 2~4시에 집을 나서야 해 잠을 설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반찬을 만들고자 매일 장을 봐 손질했다. 


윤소순(54·전남 목포) 씨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람인지라 지쳤을 것이다. 지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슴속에 사랑을 심어주셨기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끝까지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님의교회 한 신도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이웃에게 전해져 진정한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자원봉사자들이 떠나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참사가 잊힐 때도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진도체육관을 지켰다. 이성태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매일 새벽 재료를 준비해 와 아침 식사부터 해주신 고마운 마음을 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따뜻한 나눔을 실천한 하나님의 교회와 신도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백은선 목포 하나님의 교회 목사는 “무엇보다 우리 신앙의 중심이 되는 어머니 하나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장기간의 자원봉사가 가능했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쉴 새 없이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는 것처럼 모든 봉사자들이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으로 매일 식사 준비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은 급식 봉사 틈틈이 실내체육관 바닥을 물걸레로 닦았다. 환풍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바닥에 쌓인 먼지 탓에 체육관 공기가 탁했기 때문이다. 대걸레로 닦으면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처리하기 어려워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손걸레질로 일일이 넓은 체육관 바닥을 닦아냈다.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은 가족의 생사를 몰라 물 한 모금도 넘기기 어려워하던 실종자 가족을 위해 전복죽, 녹두죽 등 각종 영양죽과 30여 가지의 약재를 넣어 달인 십전대보탕을 끓여 체육관 안까지 배달했다. 


Posted by 우리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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